초가공식품 많이 먹는 아이, 성격까지 달라진다? (2026 최신 연구)

저는 원래 '식품 성분표 검사관'까지는 아니었습니다. 아이 간식 봉지 뒷면을 뚫어져라 보는 부모들을 보면서, 솔직히 좀 유난스럽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요.

그런데 2026년 3월, 캐나다에서 나온 연구 하나를 보고 나서 생각이 좀 달라졌습니다. 아이가 어릴 때 무엇을 먹었는지가, 살이 찌고 안 찌고를 넘어서 '성격'이라고 부를 만한 부분에도 흔적을 남길 수 있다는 내용이었으니까요.

초가공식품 많이 먹으면 아이 성격도 달라질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 아직 '무조건 그렇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그럴 가능성을 보여주는 꽤 탄탄한 연구가 나왔습니다.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팀이 2077명의 아이를 추적했더니, 3세 때 초가공식품을 많이 먹은 아이일수록 5세 때 불안·두려움 같은 정서 문제와 공격성·과잉행동 같은 행동 문제 점수가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단, 이건 '먹었더니 성격이 나빠졌다'는 실험이 아니라 관찰 연구입니다. 인과관계와 상관관계는 다른 이야기니까요. 이 부분은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아이가 쿠키 간식을 손에 들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Kelly Sikkema | 출처: Unsplash

2077명을 5년 추적한 연구, 뭘 밝혀냈나

이 연구는 2009~2012년 캐나다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추적한 'CHILD 코호트'라는 장기 연구의 일부입니다. 3세 시점의 식이 데이터를 모으고, 2년 뒤 5세가 됐을 때 표준화된 행동평가 도구로 정서·행동 상태를 다시 측정하는 방식이었는데요.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초가공식품으로 섭취한 열량 비중이 10%포인트 늘어날 때마다, 불안·두려움 같은 내재화 증상과 공격성·과잉행동 같은 외현화 증상 점수가 함께 높아졌습니다. 특히 당 음료·인공감미료 음료, 감자튀김이나 즉석 조리식품 같은 '바로 먹는' 제품군에서 이 연관성이 더 뚜렷했다고 합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연구팀이 초가공식품 섭취량의 10%를 과일·채소 같은 최소가공식품으로 바꾸는 상황을 통계적으로 시뮬레이션해봤더니, 행동·정서 점수가 개선되는 방향으로 나왔다는 겁니다. '전부 끊어야 한다'가 아니라 '일부만 바꿔도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니, 부담이 조금은 덜어지는 결과입니다.

참고로 이 연구에 참여한 캐나다 아이들은 3세 때 하루 섭취 열량의 평균 45.5%를 초가공식품에서 얻고 있었습니다. 절반에 가까운 수치입니다.

왜 하필 '성격'에까지 영향을 줄까

솔직히 말씀드리면,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학계에서 유력하게 보는 가설은 몇 가지가 있는데요.

가장 자주 언급되는 건 '장-뇌 축'입니다. 일부 색소는 장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데, 이 과정에서 나오는 대사산물이 장과 뇌 사이의 신호전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론입니다. 실제 동물실험에서는 특정 색소에 오래 노출됐을 때 장내 미생물 균형이 흐트러지고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가 관찰됐습니다.

여기에 신경전달물질 교란, 일부 아동에서 나타나는 알레르기성 반응, 그리고 단순히 영양소 자체가 부족해지는 간접 경로까지 — 여러 가설이 겹쳐 있는 상태입니다. 2012년의 한 메타분석에서는 ADHD가 있는 아이 중 약 8%가 인공색소로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초가공식품을 뭉뚱그려 보지 않고, 첨가물 종류별로 나눠보는 연구도 나왔습니다. 2026년 9월 발표된 영국 바이오뱅크 기반 연구(성인 17만 명 대상)에서는 향료·착색료·감미료 이 세 가지가 우울증 위험과 뚜렷하게 연결된 반면, 향미증진제나 변성전분 같은 다른 첨가물은 유의한 연관이 없었습니다. 성인 대상 연구라 아이에게 그대로 적용하긴 어렵지만, '초가공식품이라고 다 똑같이 나쁜 게 아니라 특정 첨가물이 핵심일 수 있다'는 방향은 눈여겨볼 만합니다.

초가공식품이 영향을 주는 3가지 추정 경로 ① 장-뇌 축 교란 장내 색소 대사물이 장-뇌 신호에 영향 ② 신경전달물질 영향 도파민·세로토닌 대사 영향을 줄 수 있어요 ③ 영양소 결핍 경로 당·나트륨은 많고 섬유질·단백질은 부족해요
초가공식품이 아이 행동·정서에 영향을 준다고 추정되는 3가지 경로 — 장-뇌 축 교란, 신경전달물질 영향, 영양소 결핍

우리 아이 간식, 초가공식품인지 어떻게 알아볼까

이론은 이쯤 하고, 실전으로 가보겠습니다. 초가공식품인지 아닌지는 사실 성분표만 봐도 상당히 잘 가려낼 수 있습니다.

한 시장 분석에 따르면 향료, 유화제, 착색료 이 세 가지 표시만 확인해도 초가공식품의 약 79%를 걸러낼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감미료(아스파탐·수크랄로스 등), 향미증진제(글루탐산나트륨 등), 액상과당·경화유 같은 '집에서는 쓰지 않는 원료'까지 더하면 거의 놓치지 않습니다.

성분표에서 '~색소', '~향료', '~유화제'처럼 기능명이 붙어있거나, 낯선 화학명이 여러 개 나열돼 있다면 — 초가공식품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시면 됩니다.

흰 그릇에 담긴 사과 등 잘린 과일 간식
사진 제공: Mathilde Langevin | 출처: Unsplash
우리 아이 간식, 초가공식품 자가진단 ① 향료 ② 착색료·색소 ③ 감미료(아스파탐 등) ④ 향미증진제(MSG) ⑤ 유화제 ⑥ 액상과당·경화유
초가공식품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 성분표에서 향료·착색료·감미료·향미증진제·유화제·액상과당(경화유) 6개 항목을 확인해보세요

오늘 먹은 간식, 몇 개나 해당될까 (셀프 체크)

재미 삼아 오늘 아이가 먹은 간식들의 성분표를 떠올리며 위 6개 항목을 세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채점표는 이렇습니다.

0~1개가 나왔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2~3개라면 '이번 주엔 하나만 바꿔볼까' 정도로 가볍게 접근하시면 되고요. 4개 이상이 자주 나온다면, 연구팀이 말한 '10% 대체'부터 시작해보시길 권합니다 — 간식 하나를 과일이나 삶은 감자 같은 걸로 바꾸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체크 개수별 우리 집 가이드 0~1개 · 안심이에요 지금처럼 유지하면 충분해요 2~3개 · 하나씩 바꿔봐요 이번 주엔 딱 하나만 바꿔보세요 4개 이상 · 교체 우선순위 간식 하나를 과일로 바꿔보세요
초가공식품 체크 개수별 대응 가이드 — 0~1개 안심, 2~3개 하나씩 교체, 4개 이상 우선 교체

국내 아이들은 어떨까

국내에도 참고할 만한 자료가 있습니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국내 과체중·비만 아동·청소년은 하루 섭취 에너지의 25.6%를 초가공식품으로 채우고 있었고, 섭취가 많은 상위 그룹은 이 비율이 44.8%까지 올라갔습니다.

다만 이 국내 연구는 지방간·인슐린저항성 같은 '대사 건강' 쪽을 다룬 연구입니다. 위에서 소개한 캐나다 연구의 '행동·정서' 문제와는 다른 주제라는 점은 구분해서 보셔야 합니다. 그래도 국내 아이들 역시 초가공식품 비중이 결코 낮지 않다는 배경은 참고하실 만합니다.

이 연구가 증명한 것, 증명하지 못한 것

여기서 한 가지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캐나다 연구팀 스스로도 '연관성(association)'이라는 표현을 썼지, '초가공식품이 원인이다'라고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관찰 연구이기 때문에, 예를 들어 이미 스트레스가 많은 가정일수록 편의식품에 의존하기 쉽고 그게 아이 행동에 다른 경로로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습니다.

성인 대상 영국 바이오뱅크 연구에서도 비슷한 신중함이 드러납니다. 전체 초가공식품 섭취량과 우울증 위험 사이에는 U자형 곡선이 나타났는데, 연구진은 이를 '초가공식품을 어느 정도는 먹어도 괜찮다는 뜻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 직접 경고했습니다. 초가공식품 전체를 하나로 뭉뚱그리기보다, 특정 첨가물 범주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쪽에 가까운 결론입니다.

그러니까 '초가공식품 = 무조건 성격 나빠짐'이라는 단순한 공식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수정 가능한 위험 요인 하나가 확인됐다' 정도로 이해하시는 게 정확합니다.

초가공식품과 아이의 성격, 완전히 남남인 이야기는 아니라는 게 2026년 현재까지의 연구 결론에 가깝습니다. 다만 그게 '몇 개 먹었다고 성격이 확 바뀐다'는 뜻은 아니니까요.

오늘 간식 성분표 한 번 뒤집어보시고, 6개 항목 중 몇 개가 걸리는지 가볍게 체크해보시길 권합니다. 완벽하게 끊는 것보다 하나씩 바꿔나가는 쪽이 훨씬 오래 갈 수 있으니까요.


참고 자료

  1. Ultraprocessed Food Consumption and Behavioral Outcomes in Canadian Children — JAMA Network Open 학술 논문, 2026-03-03
  2. Ultra-processed foods linked to behavioral issues in preschoolers — 토론토대 공식 보도자료 기반 의학 뉴스, 2026-03-03
  3. Flavorings, colors and sweeteners emerge as UPF markers linked to depression risk — European Journal of Nutrition 논문 기반 보도, 2026-09-01
  4. 비만 아동ㆍ청소년, 초가공식품 많이 섭취할수록 대사질환 위험 —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 정부기관 공식 발표, 2024-11-13
  5. Flavour, emulsifiers and colour are the most frequent markers to detect food ultra-processing in a UK food market analysis — 공중보건영양학 학술 논문

⚠️ 이 글은 위 참고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정보 제공 목적의 글이며, 의학적 진단이나 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정확한 판단은 의사·약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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