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은 어떻게 발견되었을까? 영양소 연구의 시작과 초기 과학
저는 비타민이라는 단어를 너무 오래 봐서, 이게 원래 어떻게 생겨난 말인지 별로 궁금해한 적이 없었습니다. 영양제 라벨에 항상 붙어 있으니 그냥 원래부터 있던 개념처럼 느껴졌던 건데요. 그런데 자료를 찾아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비타민은 18세기 괴혈병 임상시험에서 출발해, 19세기 각기병 연구를 거쳐, 1912년 폴란드 화학자 카지미르 풍크가 '비타민(vitamine)'이라는 이름을 처음 붙이면서 비로소 하나의 과학 개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금부터 그 200년 가까운 시행착오의 과정을 시간순으로 짚어보겠습니다. 괴혈병과 오렌지 — 과학이 원인도 모른 채 답부터 찾은 사건 이야기는 뜻밖에도 '왜'를 모른 채 '무엇이 듣는지'부터 알아낸 사건에서 시작됩니다. 1747년, 영국 해군 군의관 제임스 린드는 군함 HMS 솔즈베리 호에서 괴혈병에 걸린 선원 12명을 여섯 그룹으로 나눠 각각 다른 처방을 줬습니다. 사과주 식초를 준 그룹도 있었고, 바닷물을 준 그룹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렌지와 레몬을 먹은 두 선원만 눈에 띄게 회복됐습니다. 이게 역사상 최초의 대조 임상시험 으로 꼽히는 실험입니다. 다만 이 결과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반세기 가까이 걸렸습니다. 영국 해군이 레몬주스를 정식 배급품으로 채택한 게 1795년이었으니까요. 사진 제공: Michel Jose | 출처: Pexels 정작 오렌지 속에 무엇이 들어 있길래 괴혈병이 나았는지는 여전히 미지수였습니다. 1907년에야 노르웨이의 악셀 홀스트와 테오도르 프뢸리히가 기니피그로 괴혈병과 비슷한 증상을 인공적으로 재현하는 데 성공하면서, '특정 식이 성분의 결핍'이라는 방향으로 연구가 좁혀지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비타민C라는 물질의 정체가 분자 수준까지 규명된 건 그로부터도 20여 년이 더 지난 1930년대였습니다. 백미가 문제였다 — 각기병이 알려준 또 다른 단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