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진단] 35조 원의 독점, 그 성벽을 넘는 사람들 - 키트루다 전쟁
1. 35조 원짜리 질문: 생명에 가격표를 붙일 수 있는가?
2023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약은 머크(MSD) 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였습니다. 매출액만 약 250억 달러, 우리 돈으로 35조 원이 넘습니다. 이 약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뇌종양을 완치시키며 '기적의 항암제'로 불립니다. 하지만 이 기적에는 가혹한 조건이 붙습니다. 비급여로 치료받을 경우 환자는 연간 1억 원에 육박하는 비용을 감당해야 합니다.
기술은 생명을 구할 준비가 되었지만, 자본은 아직 준비되지 않은 환자들을 외면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재정적 독성(Financial Toxicity)'이라고 부릅니다. 암세포가 죽기 전에 통장 잔고가 먼저 죽는 현실입니다. 그런데 2025년, 이 견고한 독점의 성벽에 균열을 내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2. 2025년, 왜 지금인가?
키트루다의 물질 특허는 2028년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순차적으로 만료됩니다. "아직 3년이나 남았는데 벌써?"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이오의약품의 세계에서 3년은 '내일'이나 다름없습니다. 복제약(바이오시밀러)은 개발하고 임상 3상을 거쳐 허가받는 데 수년이 걸립니다. 2028년 특허 만료 즉시 시장에 진입하려면, 2025년인 지금 임상 3상 데이터를 확보하고 허가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사진 출처: Photo by National Cancer Institute on Unsplash / Courtesy of Unsplash)
지금 이 순간에도 대한민국의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미국의 암젠 등이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기업 간의 시장 점유율 싸움이 아닙니다. 항암 치료의 주권이 '소수의 공급자'에서 '다수의 선택지'로 넘어가는 민주화의 과정입니다.
3. 패러다임의 전환: 무엇이 달라지는가?
2025년을 기점으로 시작될 키트루다 복제약 경쟁은 암 치료 현장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입니다.
첫째, 치료 문턱의 획기적 붕괴
경제학의 기본 원리인 공급 경쟁은 가격 하락을 부릅니다.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면 약가는 통상 오리지널의 70% 수준으로 시작해, 경쟁이 치열해지면 30~40% 수준까지 떨어집니다. 이는 건강보험 재정의 여유를 만들고, 그 여유는 다시 급여 기준 확대로 이어져 더 많은 환자가 혜택을 보게 만듭니다.
둘째, 제형의 진화 (IV vs SC)
오리지널 사(MSD)는 가만히 당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들은 특허 방어를 위해 '피하주사(SC)'라는 카드를 꺼냈습니다. 병원 침대에 누워 몇 시간씩 링거(IV)를 맞아야 했던 환자들이, 이제 주사 한 방 맞고 5분 만에 집에 갈 수 있게 됩니다. 복제약의 추격이 오리지널 사의 기술 혁신을 강제한 것입니다.
(사진 출처: Photo by National Cancer Institute on Unsplash / Courtesy of Unsplash)
결국 시장은 [저렴하고 검증된 정맥주사형 복제약]과 [비싸지만 편리한 피하주사형 신약]의 대결로 재편될 것입니다. 어느 쪽이 이기든 승자는 환자입니다. '선택할 권리'를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 배경: 연 매출 35조 원 키트루다의 특허 만료(2028~) 대비.
- 현황: 2025년은 바이오시밀러 임상 3상 완료 및 허가 신청의 골든타임.
- 변화: 약가 인하로 인한 환자 접근성 확대 vs 오리지널 사의 제형 변경(SC) 방어.
- 의의: 암 치료의 경제적 장벽을 낮추고 치료 옵션을 다양화하는 계기.
4. 결론: 기술의 목표는 사람이어야 한다
2025년, 키트루다를 둘러싼 소리 없는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입니다. 기업들은 이윤을 쫓겠지만, 그 경쟁의 결과물은 반드시 공익으로 귀결되어야 합니다.
약은 사치품이 아닙니다. 돈이 없어서, 보험이 안 돼서 기적의 약을 눈앞에 두고 돌아서는 환자가 없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2025년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가져와야 할 진정한 승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