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성 비타민과 지용성 비타민, 흡수 방식이 왜 다를까
저는 비타민을 그냥 '물에 녹느냐, 기름에 녹느냐' 정도의 분류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수용성 비타민과 지용성 비타민이 몸속에서 흡수되는 '통로' 자체가 다르다는 걸 알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 지용성 비타민(A·D·E·K)은 담즙산과 미셀의 도움을 받아야 소장에서 흡수되고, 수용성 비타민(B군·C)은 유화 과정 없이 수송체 단백질을 통해 곧장 흡수됩니다. 사진 제공: Vanessa Loring | 출처: Pexels 이 차이는 비타민을 언제 어떻게 먹는 게 좋은지, 과다섭취가 왜 종류에 따라 위험도가 다른지를 가르는 진짜 이유입니다. 지용성 비타민은 왜 '기름 친구'가 있어야 흡수될까? 지용성 비타민은 물에 녹지 않습니다. 그런데 소장 내부는 수성 환경입니다. 혼자서는 그 공간을 뚫고 상피세포까지 갈 수 없다는 뜻이죠. 그래서 지방 소화 과정 전체에 '편승'합니다.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산이 먼저 지방 입자를 잘게 유화시킵니다. NASPGHAN 소아소화기영양학회 자료 에 따르면 위에서 유화된 지방 입자는 크기가 약 2μm인데, 담즙산이 지방산·지용성 비타민을 감싸 만드는 미셀은 약 20nm에 불과합니다. 100만 배 가까이 작아지는 셈이고, 이 축소 덕분에 상피세포 표면까지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미셀에 담긴 비타민이 흡수되고 나면 이야기는 한 번 더 갈라집니다. 지방산은 중성지방으로 재조합되고, 지용성 비타민과 함께 킬로미크론이라는 입자의 핵을 이룹니다. 이 킬로미크론은 혈관이 아니라 유미관(림프관)으로 먼저 들어가, 흉관을 거쳐서야 전신 혈액순환에 합류합니다. '혈관행 직행버스'가 아니라 '림프계를 경유하는 완행'인 셈이죠.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 경로 1 담즙산 유화 2 미셀 형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