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주사 10만 원의 진실
타미플루 vs 수액, 당신의 선택은?
"주사 한 방이면 낫는다는데 10만 원이 넘네요." 독감 시즌이 돌아오면 병원 수납창구 앞에서 흔히 들리는 이야기입니다. A형 독감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5천 원이면 해결되는 알약(타미플루)을 먹을 것인가, 아니면 10만 원이 훌쩍 넘는 수액 주사(페라미플루)를 맞을 것인가. 이것은 의학적 판단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철저한 '비용 대 효용'의 경제적 문제입니다.
1. 가격의 비밀: 왜 이렇게 비싼가?
우리가 흔히 '독감 수액'이라고 부르는 주사제의 정식 명칭은 '페라미플루'입니다. 이 약의 가장 큰 특징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이라는 점입니다.
정부는 가격을 통제하지 않습니다. 병원이 자율적으로 가격을 정할 수 있기 때문에 동네 의원마다 가격표가 다릅니다. 반면, 먹는 약인 타미플루는 건강보험 급여 대상이어서 환자는 약 5,000원에서 10,000원 내외의 본인 부담금만 내면 됩니다. 가격 차이가 무려 10배에서 20배에 달합니다.
2. 효용의 분석: 시간을 돈으로 사는 것인가?
그렇다면 왜 많은 사람들이 비싼 주사를 선택할까요? 핵심은 '속도'와 '편의성'입니다.
타미플루는 5일 동안 하루 2번, 총 10번을 꼬박꼬박 챙겨 먹어야 합니다. 중간에 복용을 중단하면 내성이 생길 위험도 있습니다. 반면 수액 주사는 단 1회(15~30분) 투여로 치료 과정이 끝납니다. 약을 삼키기 힘든 유아나 노약자, 혹은 빠른 회복이 절실한 직장인에게 '시간'과 '간편함'은 돈으로 살 가치가 있는 재화입니다. 즉, 우리는 약물 그 자체뿐만 아니라 '쾌속 회복'이라는 서비스를 구매하는 셈입니다.
3. 실비 보험: 비용 장벽을 넘는 열쇠
다행히 우리에겐 '실손의료비(실비) 보험'이라는 안전 장치가 있습니다. 독감 확진 후 의사의 처방에 따라 치료 목적으로 맞은 수액은 대부분 실비 청구가 가능합니다.
- 치료 목적 입증: 단순 피로 회복용 영양 수액은 실비가 안 될 수 있습니다. 반드시 '독감 치료 목적'임이 명시된 진료비 세부 내역서를 챙기십시오.
- 재고 확인 필수: 독감 유행 시기에는 수액 품귀 현상이 잦습니다. 무작정 병원을 찾기보다 전화로 "페라미플루 재고가 있나요?"라고 묻는 것이 헛걸음을 줄이는 지혜입니다.
- 경제적 판단: 실비 보험이 없다면 굳이 무리해서 수액을 맞을 필요는 없습니다. 의학적으로 타미플루도 충분히 훌륭한 치료제입니다. 본인의 재정 상황에 맞춰 선택하십시오.
4. 결론: 선택은 당신의 몫
독감 치료제 선택에 정답은 없습니다. 가성비를 중시한다면 타미플루를, 비용을 좀 더 지불하더라도 빠른 일상 복귀와 편의성을 원한다면 수액을 선택하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막연한 불안감이나 병원의 권유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상황에 맞춰 주체적으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의료 소비에서도 '합리적 선택'은 유효합니다.